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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가던날

옹이에묻어난향기 2012. 10. 2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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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신행 가던 날
성명 : 이정자 작성일 : 2012-10-26
딸이 남의 가문에 가서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
세상 어머니는 다 그럴 것이다
결혼식 올리고 한 해를 묵고
신행 가던 날

어머니는 겉밤을 한줌
치마 말기에 넣어 주며
저녁에 시어머니 드려라
신행 첫날은 시어머니 곁에 자거라
동기간 우애 있게 지내라

갈 때는 부엌 뒷문으로 나가
뒤안길 둘러 골목길로 나가거라
여러 가지를 일러주셨다
뜻이나 이유 같은 것은
지금도 모른다

글이라고는
사랑방에서 배운 것이 전부인데
83세에 생을 마감하시어
말씨, 솜씨, 마음씨, 다 같이 잠드셨다

어머니, 어머니 말씀대로 잘 살았습니다
말씨 마음씨 간직하고
제 마음 흐트러질 때면
어머니 말씀 이명으로 왔지요
이정자(김천시 황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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