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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가는날 매일신문기재

옹이에묻어난향기 2013. 5. 21. 01:43

성명 : 이정자 작성일 : 2013-05-16
1963년 음력 11월 3일
지프가 작은 시골동네 앞에서
데리러 왔다고 뽕뽕하고 부른다
정든 고향 뒤로하고 배웅을 받으며
비포장도로를 달린다

먼 길 가면 볼일이 생긴다고
어머니가 차안에 요강단지를 넣어준다
그러지 않기 위해 그저께부터 굶었으니
뱃가죽이 등에 붙어 쪼르르 소리를 낸다

살짝이 밖을 보는데
우렁찬 소나무 숲 좁은 길옆에 계곡이 흐르고
산촌길이라 차가 뛰기 시작을 하는데
머리는 연신 천장에 받혀 혹이 났다

운전기사 미안한지 머리조심 하란다
이미 아파죽겠는데
배고픔도 날아가고
돌담길 돌아내린 곳이 77번지
이정자(김천시 황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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