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집방

어머니 물레소리

옹이에묻어난향기 2014. 10. 8. 15:21

 

 

어머니 물레소리

이정자

늦은 밤 어머님이 돌리시는 물레소리

윙윙 이~ 잉 가락에 실이 감기면

꼭 까치 닮은 실 가락

내일 아침 일찍 아홉 세 베를 나라야 한다며

물레질소리 밤을 지새우신 어머니

다음날 아침 일찍

어머니 발걸음은 자와 이시다

시작자리 곱게 다듬은 말목을 박고

사십 자 한필을 발걸음으로 재어

그 자리에 표시를 한다

밤새 올린 가락을 틀에 끼우고

날줄을 날기 시작 한다

도로록 도로록 실 풀리는 소리

신 나게 쫓아다니며 날줄을 걸었다

칠십 중반에도

어머니 물레소리

귓전에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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