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가는날 매일신문기재 성명 : 이정자 작성일 : 2013-05-16 1963년 음력 11월 3일 지프가 작은 시골동네 앞에서 데리러 왔다고 뽕뽕하고 부른다 정든 고향 뒤로하고 배웅을 받으며 비포장도로를 달린다 먼 길 가면 볼일이 생긴다고 어머니가 차안에 요강단지를 넣어준다 그러지 않기 위해 그저께부터 굶었으니 뱃가죽.. 좋은시집방 2013.05.21
말없이잧아온마 말없이 잦아온 마 이정자 삶의 길목에서 마음이 비틀 거릴 때도 심중의 뿌리에 힘을 주며 주저앉지 않고 용감하게 살아왔는데 어느 날 아침 거울 앞에 해일보다 무서운 모순이 찾아와 내 얼굴을 점령하며 두 눈에서 흐르는 소금보다 짠 눈물을 받아 씹어 넘기며 넘겼다 나는 어쩌라고 마.. 좋은시집방 2013.01.24
잊쳐저가는 소리글 지워져 가는 소리글 이정자 고향집 뒤꼍에 짙푸른 감나무 잎 쳐다보며 소리글 써놓고 갈 때마다 쳐다보며 사계절 마다 않고 반세기가 되도록 가슴에 새기고 눈에 담았는데 언제부터인가 낙엽 되어 하나둘 지워진다 이것도 자연의 순리인가 나뭇잎 하나 거미줄에 그네 타며 기억을 캔다 .. 좋은시집방 2013.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