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집방
님은가도
옹이에묻어난향기
2015. 4. 20. 00:26
님 은 가도
1m 50의 작은 체구에 한생을
서러움에 살다간 지인
애한을 꽃잎이 켜켜이 싸인 흰 매화에 실어놓고
아들 못 나은 서러움을 혼자 지닌 체
쫓겨나기를 수십 번 감싸주신 아버님 어머님 덕으로
고무신 거꾸로 신지 않고 끝까지 버티며
그래도 늦은 나이에 아들 형제 두었지만
이미 마음이 떠나 딴살림 차린 남편
그림자만 보고 살아온 삶이
순탄하지만은 못했다
시부모님에 정신이 나갔다 돌아왔다 하는
혼자된 시아주버니
자식 사남매하고 여섯 식구가 살아가는
산골살림 힘들게 살았다
평생 내편이 되어 줄줄 알았던
어머님 먼저 가시고 몇 년 후 아버님 가시고
몇 년 후에 그렇게 힘들게 하던 시아주버니도 가시고
그 이듬해 미워했던 남편도가고
종부로서 할 일 다 해놓고
한생을 희로애락 다 겪으며 늦둥이아들
짝도 못 지워 주고
칠십의 나이에 생을 마갑 하였다
오늘도 고향땅 밟으며
삽짝입구 활짝 핀 매화꽃 부둥켜안고
몇 마디 주고받았다.
부디 저세상에서 행복 하라고
형님을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