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이정자
봄
훈훈한 바람 춤을 추며 꽃과 동행한다
개나리 나팔 불고 진달래 몸단장하고
꽃술은 작은 바람에 연주할 때
벌들은 육성으로 노래하는 잔치한마당
여름
산을 푸른 옷 갈아입혀 놓고
녹음이 뚝뚝 떨어질 때
산이 좋아 입이 벌어진다
삼복더위 식혀주는 하늬바람 불어올 때
가을
초겨울 가랑비에 모기소리 사라지고
물 감 싫은 가을바람이
어느 틈에 자리 잡고
사연담은 단풍 바람타고 배달 갈 때
겨울
심술궂은 초겨울 바람이 휙 날려 버렸다
한파가 몰아치고
백설이 내리면 앙상한 나뭇가지
설화로 장식하는 우리만의 사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