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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세월과 그리고나

옹이에묻어난향기 2014. 6. 24. 00:22

인생의 세월과 그리고 나


시인/이정규

운무 덮은 깊은 산 중에
홀연지기 외딴 집
지붕은 누가 걷어 갔는지
별이 떨어지고
거미들이 객을 맞는구나

중년의 나이 되고 보니
허의 벌판에
홀로 선 공허한 마음
부평초와 같은 것이라고 하기엔
슬픈 마음이라

낙수에 움푹 패인 담장 밑이
인생의 주름살 처럼
우리의 아픔도
덧없는 세월의 흔적 이었구료

썩은 문설주에 피워 난
이끼와 버섯들
기나 긴 풍우속에
임자없는 집을 지키고 있으니

꿈 같은 날 들이여
그립고 그리워서 목이 메이네

인생의 세월과 그리고 나
쉬어 가는 발길에
풀벌레 소리 처량하고
싸늘한 바람만이 등을 밀어 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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