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
이정자
꾸밈없는 뭉게구름
솜털같이 피어오른다
그냥보기 아까워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그때마다 산이 막아준다
차는 술래가 되어 구름 따라 달리고
뭉게구름 자랑할 때
이때다 하고 꾹 눌렀다
산이 또 반을 가려준다
다시 눈을 맞출 때는
벗은 몸도 아니면서 다 숨어버렸다
산과 구름과 하늘이 하나 되어
나를 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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