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집방

그렇게 가는구나

옹이에묻어난향기 2015. 4. 22. 23:32

 

 

 

 

그렇게 가는구나

이정자

충주 미륵사 관광 가는 날

걸려온 한통의 전화

힘이 빠지고 수화기가

땅에 떨어졌다

남자 분들은 불알친구라 하는 말

우리는 동갑내기 친구

앞뒷집에서 쌍둥이같이 지내다가

결혼도 같은 해

남편 나이도 동갑

앞개울에서 물장구치며 놀던 친구

사방팔방 연락해

삼십 여연 가진 모임이 어제였는데

엊그제 전화해서

내일이 곗날이다

꼭 와야 한다

그래갈게 했는데

오지 않고 전화통화도 안 돼

궁금했는데

걸려온 전화 동생의 떨리는 목소리

누나가 병원 영안실이라니

늦은 밤 영전에 향을 피우고

좋은 곳에서 편히 쉬어라 하고

말없이 서있는 친구의 남편 바라보며

한날한시 못가는 길이 그 길인 것을

 

김천신문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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