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가는구나
이정자
충주 미륵사 관광 가는 날
걸려온 한통의 전화
힘이 빠지고 수화기가
땅에 떨어졌다
남자 분들은 불알친구라 하는 말
우리는 동갑내기 친구
앞뒷집에서 쌍둥이같이 지내다가
결혼도 같은 해
남편 나이도 동갑
앞개울에서 물장구치며 놀던 친구
사방팔방 연락해
삼십 여연 가진 모임이 어제였는데
엊그제 전화해서
내일이 곗날이다
꼭 와야 한다
그래갈게 했는데
오지 않고 전화통화도 안 돼
궁금했는데
걸려온 전화 동생의 떨리는 목소리
누나가 병원 영안실이라니
늦은 밤 영전에 향을 피우고
좋은 곳에서 편히 쉬어라 하고
말없이 서있는 친구의 남편 바라보며
한날한시 못가는 길이 그 길인 것을
김천신문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