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집방

고샅길

옹이에묻어난향기 2016. 4. 6. 14:33

고샅길

 

이정자

 

 

 

그때는 무섭고 싫었다

 

말랑집 밤마실 갔다 돌아올 때면

 

잰걸음으로 한참을 걸어야

 

불빛이 반짝인다

 

어머니가 처마 끝에 달아놓은 초롱불

 

 

 

뒷산에는 울창한 소나무 울음소리

 

봄이면 복사꽃 피는 언덕

 

죽순 죽죽 올라오는 계절

 

 

 

마루 밑에 강아지

 

꼬물꼬물 기어 나오며

 

꼬리 살랑살랑 반기던 말랑 집

 

 

 

댓돌에 올라 앞을 내다볼 때

 

경부선 철길 십이열차 꽥 ~ 소리 내며

 

석탄연기 뿜으며 지나간

 

 

 

할아버지 손수 지으셨다는 문지방 높은 집

 

키재기 하는 장독대

 

다 추억 속에 묻혀버린 고향

 

아련하게 생각나며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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